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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란 12.3> 해석에 관해

lsanghe64 2026. 5. 16. 22:40
이명세 감독의 다큐멘터리 <란 12.3> 제작 후원에 동참했고,
후원자 온라인 시사로 극장 개봉 전에 관람했다.
기존 다큐와는 다른 이명세만의 어법이 인상에 남았다.
영화를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제작자의 노력에 공감한다.
영화의 확산을 위해 박구용 교수를 일종의 지도교수로 삼아
일반 관객의 짧은 영화평을 모으고 있는데,
이미 많은 평이 접수되었다고 한다.
응모작 중 선별한 글 몇 개를 읽고 평가하는 것을 보면서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의미있고 영화적으로도 좋은 작품에 대한 관심을 길게 이어가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누군가 가이드 라인을 은연 중에 제시하고
과제 첨삭하듯 한줄 평을 얹는 것은 오히려 자유로운 감상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인 감상(개인이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 말고 영화 자체에 대한 리뷰를 하라는 말이 불편했다.
이 다큐는 모두가 갑자기 겪은 치명적인 사건을 다룬다.
그래서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하며 순간적인 기억과 연결 될 수밖에 없는데, 거기서 한 발 더 들어가라고 한다.
왜?
영화는 철학이 아니고, 분석을 위해 만들어 지지도 않는다.
관객에게 영화는 먼저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이 다큐는 스타일리스트 이명세 감독의 작품이 아닌가.
그는 이미지를 위해 나레이션을 배제하고
텍스트(자막)까지 이미지화 했으며, 음악을 극대화했다.
그래서 이미지나 음악의 한 부분이 인상에 깊이 박혀
그것만으로도 영화가 만족스러울 수 있다.
거기서 걸음을 멈추어도 된다.
작품이 발표된 후에는 해석의 바다에서 흘러 다닌다고 하지만
그 해석이 철학적 개념이나 영화 자체를 분석하는 것만은 아니다.
개인적이고 사소하고, 소소한 인상평도 중요하다.
이 작품에 대한 관객의 관심을 연장할 아이디어는 더 있을텐데,
지금 상태는 불필요한 해석의 과잉을 자초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석은 가이드 라인 없이 관객 각자의 몫으로 즐기게 두고,
비평과 메타비평은 상금을 걸고 논문이나 전문 비평문 공모를 하는 것이 해석의 낭비를 막는 방법이 아닐까?
지금은 관객을 좁은 통로에 가두고 한 방향으로 달리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다큐 영화인데, 확산시키려는 방법이 점점 영화와 멀어지는 것 같아서 해보는 말이다.